2024. 10. 5. 15:28ㆍ코딩
Google Developer Student Club Waseda의 백엔드 멤버로서 구글 솔루션 챌린지 (Google Solution Challenge) 2023에 참여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구글의 제품을 활용하여 UN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17가지를 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 전문성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던 중, 유튜브에서 뉴스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뉴스에서는 하나의 트윗으로 시작된 기부를 소개했습니다. "터키와 한국의 통화 가치 차이가 커서 여러분들의 커피 3 잔의 가격에 터키에선 5개의 담요를 살 수 있어요. 여러분들이 작다고 생각하신 기부가 터키를 위해 중요하다는 말이에요". 저는 해당 트윗을 보고 환율의 차이를 잘 이용할 수 있다면, 더욱 효율적인 기부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환율은 경제학에 있어서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아마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책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가격과 배송비는 항상 같은 가격을 유지했을 때 $1가 ₩1,300이었을 때보다는 $1가 ₩1,000이었을 때 구입하고 싶을 것입니다. 저는 기부에 있어도 이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1천 원을 기부하더라도 어제보다 더 가치 있는 기부를 할 수 있는데 왜 이러한 점을 고려한 기부 플랫폼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비록 시작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이었지만, 저는 튀르키예와 시리아뿐만 아니라 꾸준히 도움이 절실한 지역에도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터키와 시리아에 지진이 있었다고 해서 기존에 존재하던 사회적 약자들은 도움이 필요 없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이라도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노숙자가 많기로 유명하죠. 하지만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떠올렸을 때 주로 아프리카 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떠올립니다. 저는 도움에 있어서 모든 불균형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경제학에서는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됩니다.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누구에게 분배할 것인가'. 환율을 활용한다면 더 많은 기부가 이루어지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환율적으로 이익이 있더라도 아무한테나 도움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더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랐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물가"였습니다.
비록 OECD 멤버 국가로 선형 회귀분석을 돌렸을 때, 물가가 낮을수록 국가의 총생산지수가 낮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해당 그래프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이 분석에 포함이 안되어 있다는 점과 낮은 총생산지수가 절대적으로 가난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증명되었기에 '물가지수'와 '환율'을 활용하여 더욱 효율적인 기부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의 뼈대가 완성되었기 때문에 팀원을 모집하러 나섰습니다. 제가 뽑은 팀원의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공통된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파이썬)
- 제가 구상해 놓은 아이디어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사람.
당시 코로나 팬더믹이었기 때문에 같은 학교 학생을 뽑는 것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Google Developer Student Club 활동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같은 백엔드 멤버 중에서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를 만나서 할 가능성도 매우 낮았습니다. 저는 구글 DSC와세다 Slack를 통해 공고를 올렸고 과거에 참여했던 프로젝트 멤버 중에서 다시 한번 함께할 사람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렇게 와세다 대학교 공대생 2명과 난양이공대학 (NTU) 학생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대한민국,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Slack, 카카오톡, Figma, Zoom 등 다양한 소통 플랫폼을 도입하여 주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저희 플랫폼의 이름은 직관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름을 듣자마자 무엇을 하는 플랫폼인지 이용자들이 알아주어야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낸 이름이 "Givplus"였습니다. Give와 Surplus라는 두 영어 단어를 합쳐서 만들어진 이름이었습니다. 경제학에서 surplus는 잉여라는 의미도 있지만 초과 가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Give라는 영어 단어가 '기부'라는 한국 단어와 발음이 비슷했기에 더더욱 '기브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팀원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Figma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맵핑하며 어떤 기능을 추가적으로 넣으면 좋을지 등을 적어 서로 소통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해당 플랫폼을 앱으로 만들 것이지에 대해 정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앱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저는 과연 사용자들이 귀찮게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면서까지 기부할 것인지 걱정되었습니다. 기부는 좋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만, 재화나 서비스의 구매와 같이 돌아오는 것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웹 기반 플랫폼으로 만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구글 솔루션 챌린지는 2가지 조건을 달성해야 했습니다. 첫 번째 조건은 UN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SDG) 17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이를 달성하는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 조건은 구글의 제품을 활용해야 했습니다. 저희의 플랫폼은 이중 SDG 17.3.1 "Additional financial resources mobilized for developing countries from multiple sources"과 가장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구글 제품으로는 구글 클라우드와 구글 맵을 활용 하였습니다.
물가지수와 환율을 사용하여 효율적인 기부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한 이상 두 경제지표를 하나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이 "Givplus Score"였습니다.
PPP(Purchasing Power Parity)는 구매력 평가 (환율을 고려한 물가 차이)를 나타냅니다. Forex score는 환율 차이를 나타냅니다. 이는 최솟값이 0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min(forex score)의 값을 더하였습니다. w는 가중치를 뜻합니다. w_p + w_f = 1이 되게 하여 물가와 환율 중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제 지표에 힘을 주었습니다. Givplus 점수는 w_f에 0.7에 가중치를 주었고, w_p에는 0.3이라는 가중치를 주어 조금 더 변동성이 높은 환율에 힘을 주었습니다. 변동성이 더딘 물가에 힘을 주었다면, Givplus점수에 의한 순위표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 매번 같은 국가와 같은 NGO가 상단에 노출이 될 것이고, 소외받는 국가와 NGO가 생길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PPP는 곱셈 역원을 구한 이유는 물가 지수가 낮을수록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PPP가 낮은 국가의 점수를 더 높이 주기 위해 역원으로 표시하게 되었습니다. 환율은 이동평균선을 활용하여 안정적인 트렌드를 계산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깃허브에 적혀 있습니다.
저는 모든 이용자가 경제 지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한눈의 지표들을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이 커피 인덱스 (Coffee Index)였습니다. 커피는 전 세계에서 2,3번째로 많이 팔리는 음료인 만큼 모두가 커피 가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커피의 가격하고는 관계없는 지수지만, 물가를 커피에 빗대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 인덱스가 2.3이라면 A국가 커피 1잔 가격으로 B국가에서 2.3잔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프로젝트를 몇 달간 진행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구글 클라우드가 실시간으로 점수를 계산하다 보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많았습니다. 구글 클라우드와 백엔드 프로젝트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문제가 여러 가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팀원들의 문제점을 듣고 빠르게 구글재팬에서 근무하시는 개발자 분들과 구글 솔루션 챌린지 담당자분들과 미팅을 주선하여 비용에 대해 보상을 받았고,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고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는 현재 샷다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수익구조가 안정적이지 않은데 비용은 많이 듭니다. 또한 이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더 이상 프로젝트를 이어나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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